십자가
비와 찬바람과 잿빛구름이 화사한 봄을 시샘하는 주말
또
성전에 오른다
십자가야
너는
어디에 꼭꼭
숨어있니
네 하나님은 어디 있느냐
내 하느님은 도깨비같구나
찬란한 봄은 찾아 왔건만
수줍은 미래는
숨바꼭질만 하는구나
밤낮으로
깨어있는 의식이
우주가 되었구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라
쓴물이 단물이 되었듯이
물이 포도주로 변하였듯이
괴물이 천사로 승화하리라
최적의 명작을 그리기 위하여
오늘도
수도 없이
그림을 지우고
다시 그린다
늘 푸르디 푸른
소나무를 그리기 위하여
묘목 소나무를
마음 심연 한 가운데에
심어야겠다ㅣ
이젠
남의 노래들은
그만 멈추고
내가 작곡한 노래를
목청껏 힘차게
노래 부르리라
탕자 형의 망령에서 벗어나
잔혹한 세상으로
닻을 걷어 올리고
항해해야겠다
나에게로 돌아가리라
북망산을 출발한
저승사자도
중간쯤에서
반갑다고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해 오겠지
주가 내안에
내가 주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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